춤을 잘 춘다는 게 어려운 동작을 많이 보여준다는 뜻일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헬로우뮤지움에서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파도야 놀자』를 기반으로 한 공연에 '파도' 역할로 참여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발레 테크닉은 거의 쓰지 못했고, 대신 천 수백 겹의 의상과 팔 하나의 흔들림만으로 아이들을 바다 한가운데로 데려갔습니다.움직임의 언어 — 글 없이도 이야기가 완성되는 이유『파도야 놀자』에는 이야기를 설명하는 텍스트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이와 파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느껴집니다. 이수지 작가는 이 작품에서 키네틱 내러티브(kinetic narrative), 즉 움직임 자체가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여기서 ..
발레와 움직임
2026. 8. 15. 2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