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처음에 의심했습니다. 매일 연습실에서 반복하는 플리에와 탄듀를, 관객 앞에서 한 시간 가까이 보여준다는 기획이 과연 공연이 될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보니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발레스토리》는 발레리나가 무대에 오르기 전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그 훈련의 구조를 관객에게 그대로 펼쳐 보이는 작품입니다.바 연습, 기본기가 무대를 만든다발레 수업은 예외 없이 바(Barre)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바란 연습실 벽을 따라 설치된 손잡이 봉을 말하는데, 무용수는 이것을 짚고 서서 신체의 정렬과 균형을 하나씩 점검합니다. 저도 발레를 배운 이후로 단 한 번도 이 순서를 건너뛴 적이 없습니다.바 연습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동작이 플리에(plié)입니다. 플리에란 무릎을 ..
무대 위의 오로라는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처음 봤을 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연습해보니, 그 가벼움 뒤에 얼마나 많은 게 숨어 있는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동화처럼 읽히는 줄거리 뒤로 클래식 발레의 정교함이 촘촘하게 쌓여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1막의 로즈 아다지오는 보는 것과 추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몸으로 가르쳐준 장면이었습니다.줄거리 — 동화 뒤에 숨은 발레의 구조《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이야기는 오로라 공주의 탄생 축하연에서 시작됩니다. 왕과 왕비가 성대한 연회를 열고 여러 요정들이 찾아와 공주에게 축복을 선물하는 장면인데, 이 축복들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후 극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그런데 초대받지 못한 사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