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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5)
발레 웜업 (스트레칭, 준비운동, 쉰 후 복귀)

한동안 몸을 못 움직이다가 다시 발레를 하러 갔던 날,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예전만큼 안 된다는 걸 확인하게 될까봐요.그런데 막상 바닥에 누워 다리를 쭉 뻗으니, 몸이 생각보다 편안하게 풀렸습니다.오랜만에 발레로 돌아갈 때 웜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날 신촌 탄츠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스트레칭, 몸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 발레 수업 전 웜업(warm-up)을 단순히 유연성을 끌어올리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그것만은 아닙니다.웜업이란 심부 체온을 서서히 높이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안전한 수준으로 깨우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잠자고 있던근육과 관절에게 "오늘 움직일 거야"라고 알려주는 신호 같은 것이죠.신촌 탄츠에서 수업이 시작되기 전, 저는 매트에 누워 한쪽 ..

발레와 움직임 2026. 9. 26. 23:01
나뭇가지, 산, 모래 위에서 발견한 움직임|자연이 바꾼 몸의 감각

무용을 오래 하다 보면 몸을 움직이는 장소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거울이 있고, 평평한 바닥이 있고, 일정한 조명이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는 거울을 통해 자세를 확인하고 바닥을 밀어내며 자연스럽게 내 몸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데 태국을 여행하면서 전혀 다른 공간에서 몸을 움직여보니 재미있는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바닥이 모래가 되기도 하고, 고정된 바나 폴 대신 살아 있는 나뭇가지를 붙잡기도 했으며, 거울 대신 거대한 산을 바라보며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장소가 달라지자 같은 몸인데도 움직임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1. 나뭇가지에 몸을 맡기자 움직임이 달라졌다태국 홍아일랜드의 바닷가였습니다. 모래사장 뒤편에는 나뭇가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 있었는데, 당시 저는 한창 폴댄스를 배우..

발레와 움직임 2026. 8. 26. 20:05
무용수의 거울 의존이 몸의 감각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연습 방법

거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연습 의욕이 뚝 떨어졌던 날이 있었습니다. 바 앞에 사람이 꽉 차서 제 모습이 전혀 비치지 않으면, 솔직히 그날 연습은 반쪽짜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답답함이야말로 제가 거울에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무용수에게 거울은 분명 필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거울을 많이 본다는 것이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거울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이유연습실에서 바 워크를 할 때, 앞줄에 사람이 많으면 거울에 제 모습이 제대로 안 보이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바 동작을빨리 끝내고 센터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심지어 동작을 대충 넘긴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거울..

발레와 움직임 2026. 8. 25. 23:41
파도야 놀자 (움직임의 언어, 몸의 표현, 어린이 공연)

춤을 잘 춘다는 게 어려운 동작을 많이 보여준다는 뜻일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 헬로우뮤지움에서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파도야 놀자』를 기반으로 한 공연에 '파도' 역할로 참여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발레 테크닉은 거의 쓰지 못했고, 대신 천 수백 겹의 의상과 팔 하나의 흔들림만으로 아이들을 바다 한가운데로 데려갔습니다.움직임의 언어 — 글 없이도 이야기가 완성되는 이유『파도야 놀자』에는 이야기를 설명하는 텍스트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이와 파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느껴집니다. 이수지 작가는 이 작품에서 키네틱 내러티브(kinetic narrative), 즉 움직임 자체가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여기서 ..

발레와 움직임 2026. 8. 15. 22:26
발레 에스메랄다 (탬버린, 바리에이션, 표현력)

「바닷가에서 밸런스를 연습하던 당시의 모습 | 출처: 개인 소장 사진」 발레 《에스메랄다》의 탬버린 바리에이션은 연속 약 8회의 바뜨망(battement)을 토슈즈 위에서 흔들림 없이 해내야 하는 장면입니다. 제가 처음 이 동작을 온전히 성공시켰을 때, 기쁘기보다 다리가 먼저 버텨줬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 실제 체감 난도 사이의 간극이 큰 작품입니다.탬버린이 완성하는 에스메랄다의 캐릭터클래식 발레의 여성 주인공 하면 흔히 백조나 잠자는 공주처럼 부드럽고 절제된 움직임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에스메랄다는 다릅니다.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당당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온몸으로 풍겨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끌렸던 이유도 바로 그 지점이었습..

발레와 움직임 2026. 8. 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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