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를 전공하고 무대에서 발끝으로 서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는데도, 폴에서 몸을 거꾸로 뒤집는 순간 제가 알던 균형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같은 몸, 같은 발끝인데 방향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낯설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통해 균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 이야기입니다.발레 경험이 있어도 거꾸로 자세 앞에선 처음부터 다시저도 처음엔 폴에서도 발레 감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발레단에서 활동하며 오랜 시간 다져온 균형 감각이 있었고, 발끝으로 서는 동작에서만큼은 꽤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폴에 매달려 몸을 거꾸로 뒤집는 순간, 그 자신감이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균형은 근력 하나만으로 유지되는 게 아..
거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연습 의욕이 뚝 떨어졌던 날이 있었습니다. 바 앞에 사람이 꽉 차서 제 모습이 전혀 비치지 않으면, 솔직히 그날 연습은 반쪽짜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답답함이야말로 제가 거울에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무용수에게 거울은 분명 필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거울을 많이 본다는 것이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거울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이유연습실에서 바 워크를 할 때, 앞줄에 사람이 많으면 거울에 제 모습이 제대로 안 보이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바 동작을빨리 끝내고 센터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심지어 동작을 대충 넘긴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거울..
